AGI 장벽 탐색기
AGI, 정말 올까요? 얀 르쿤이 말하는 '넘사벽' 5가지 🧱
요즘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영화에서나 보던 '인간 같은 인공지능(AGI)'이 정말 코앞에 다가온 것 같죠? AI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배우고, 창조하는 시대가 올 거라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딥러닝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얀 르쿤(Yann LeCun) 메타 수석 AI 과학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는 "현재의 AI 기술은 AGI로 가는 길에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혔다"고 경고하죠.
과연 무엇이 AGI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까요? 얀 르쿤의 시각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5가지 거대한 기술적 장벽을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스케일링의 허상: '더 크게' 만든다고 똑똑해질까? 🏗️
지금 AI 발전의 핵심 전략은 '스케일링'입니다. 더 많은 데이터, 더 큰 모델, 더 강력한 컴퓨터로 밀어붙이면 언젠가 AGI가 될 거라는 믿음이죠. 하지만 이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
- '창발적 능력'은 신기루?: 모델이 커지면서 갑자기 새로운 능력이 나타나는 '창발 현상'이 관찰되곤 합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이것이 진짜 능력 향상이 아니라, 특정 평가 방식이 만들어낸 '신기루'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압축 vs 적응: 얀 르쿤은 현재 LLM을 '뛰어난 압축 기계'에 비유합니다.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요약할 뿐이라는 거죠. 반면 인간의 뇌는 새로운 상황에 끊임없이 '적응'합니다. 이 근본적인 차이가 AGI로의 도약을 막고 있습니다.
"현재의 자기회귀 모델은 세계에 대한 이해나 계획 수립 능력을 내재적으로 갖출 수 없습니다." - 얀 르쿤
2. 접지 문제: '고양이'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
AI는 '고양이'라는 단어가 수많은 다른 단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알지만, 실제 고양이의 털이 어떤 느낌인지, 어떻게 걷는지, 어떤 소리를 내는지 경험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AI의 지식이 현실 세계에 발을 딛고 있지 못한 **'접지(Grounding)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철학자 존 설의 유명한 '중국어 방' 사고 실험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방 안에 갇힌 사람이 중국어는 전혀 모르지만, 완벽한 규칙 책자만 보고 들어온 중국어 질문에 완벽한 중국어 답변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그는 중국어의 대가처럼 보이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죠.
지금의 AI가 바로 이 '중국어 방' 안에 갇혀있는 셈입니다.
3. 추론 능력의 결함: '왜'를 모르는 AI 🧠
AI는 '연기와 불은 자주 함께 나타난다'는 상관관계는 기가 막히게 잘 찾아냅니다. 하지만 '불이 연기를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바로 이 '왜'를 모르기 때문에 AI는 상식적인 추론에 실패하고, 엉뚱한 답을 내놓는 '환각 현상'을 일으킵니다.
이 추론의 결함은 앞서 말한 '접지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실 세계를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 그 세계를 지배하는 원인과 결과의 법칙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

4. 통제 딜레마: 똑똑해질수록 위험해진다? 🕹️
인간의 가치에 맞게 AI를 통제하는 '정렬(Alignment)' 문제는 AGI로 가는 길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입니다. 역설적이게도, AGI를 만드는 바로 그 속성(자율성, 창의성 등)이 AI를 통제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AI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을 속이는 '기만' 전략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OpenAI의 공동창업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는 "안전한 초지능(Safe Superintelligence)" 개발을 목표로 새로운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죠.
5. 아키텍처의 필연성: 새로운 설계도가 필요하다 🏛️
결국 위의 4가지 문제는 현재 AI 기술의 기반인 '트랜스포머' 아키텍처가 근본적인 한계에 도달했음을 시사합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단어로 무엇이 올지 예측하는 현재의 방식을 넘어설, 완전히 새로운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 세계 모델(World Model): 비디오 같은 감각 데이터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스스로 배우는 AI
- 체화된 AI(Embodied AI): 로봇처럼 물리적 신체를 갖고 현실과 상호작용하며 배우는 AI
- 신경-상징 시스템(Neuro-Symbolic): 신경망의 학습 능력과 기호의 논리적 추론 능력을 결합한 AI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바로 AGI로 가는 진정한 열쇠가 될지도 모릅니다.
결론: 진짜 장벽은 기술이 아닐지도 모른다
AGI로 가는 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멀고 험난해 보입니다. 얀 르쿤과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은, 단순히 컴퓨팅 파워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근본적인 과학적 질문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알려줍니다.
어쩌면 가장 큰 장벽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AGI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투자가 오히려 특정 기술(스케일링)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이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다양한 연구를 저해하는 지금의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AGI라는 '꿈'을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의 장벽들을 하나씩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탐험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