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바라보는세상/#바람같은이야기

처음으로 느끼는 물가

by 둘룽드 2024. 1. 30.

이제 결혼하고 어느덧 십수 년이 지났다. 애들도 벌써 초6이고 KMC 준비로 바쁜 시즌이다. 

애들은 나 때문에 아주 힘들겠지만 나는 마이크로 관리로 하나하나 알려주고 끊임없이 압박한다.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잘 견뎌내고 있다.

 

다른데 눈길을 주지 않고 끊임없는 정진만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는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순간을 소중히 하면서 흘러 살아가겠지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고

집을 약 10년 전에 많은 빚을 안고 샀는데 어느덧 다 갚고 평온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제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던 찰나 와이프가 최근에 다른 도전을 하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선수를 뺏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도전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매우 빠듯해졌다.


원래는 거의 1주일에 3~4번은 건대 혹은 잠실부근의 식당에서 2~3만 원 정도의 외식을 했었으나

요즘은 1번 정도로 줄였다.

 

그리고 회사생활하면서 처음으로 물가를 느끼게 된 건 최근이다.

회사는 식당이 없어서 알아서 적당히 해결하는 편인데  자주 가던 식당이 식비가 한 끼에

만원으로 올랐다. 그렇게 음식 퀄리티가 좋은 편은 아닌 거 같은데도 이렇게 오르다니 놀라운 물가 상승이다.

 

2020년 3월경에는 해당 식당이 한 끼에 6천 원 정도였으며 요일식사는 5천 원이었다.

그런데 글을 쓰는 지금 2024년 1월(만 4년의 세월)에는 1만 원으로 올라있다. 

단편적인 구도일 뿐이지만 저 식당대로라면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평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항상 같이 식사를 하던 친한 동료가 최근에 식비의 압박을 느끼고

도시락을 먹겠다고 한다. 집에 볶음밥을 냉동시켜서 그걸 들고 와서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식이다.

그리고 주변이 모두 그러하니 별 경제적 관념이 없던 나도 차도 조금은 압박을 느낀다.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니 요즘은 편의점 도시락이 온갖 할인을 받으면 엄청나게 싸게 살 수 있음을 알았다.

온갖 할인을 받으면 거의 70%가 넘는 할인을 매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약속된 대기업의 할인공세가 장기간 펼쳐진다면 경쟁자인 식당은 자연스럽게 대미지가 

축적되고 어느 순간 일어날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이 생길 것이다.

 

이전에는 대기업이 빵가게 차린다고 욕을 했으나 이제는 골목가게와 식당을 침투하고 있는지 오래다.

물론 대기업도 이윤을 남겨야 하는 집단이기에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대기업이라면 기술적인 부분에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승부를 봐야지 저런 골목시장을 점거하는 건 

하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본래 해마다 친구들을 집에 불러 조그마한 파티도 했었으나

요즘은 친구들도 시간이 안 나서(비용적 부담 때문인지) 외부에서 잠깐 본다. 세상 힘든 것도 이야기하면서...

다들 먹고살기 힘들어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만나는 기분 좋은 친구들도 있지만 반면 만나기 쉽지 않은 친구들도 있다.

나는 보고 싶으나 그들은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랜만에 전화를 해보면 뭔가 힘들어한다. 그게 느껴진다.

 

내 생각에는 경제가 무너진 정도는 아니지만 모든 금액이 다 오른 것 같고

이 정도의 금액압박이 지속된다면 정말로 필수적인 비용(헤어, 교통, 쌀, 통신비) 외에는 돈을 안 쓰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영업자분들과 생활매장, 마켓 등은 타격이 지속되어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다.

 

경제는 아주 어려운 문제이고 쉽게 해결될 수 없지만

경제가 안 좋아지면 범죄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인심도 없어지며 한국의 큰 문제인 출산율은

더더욱 해결이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음지에서만 존재하던 것들이 외부로 노출될 것이다.

 

그럼 아이들이 음지에 노출된다.

이것만은 피해야 한다. 


오늘 저녁때 동료와 식사를 하면서 간단하게 얘기를 나누다가 이런 이야기가 오갔는데

자기 전에 갑자기 기록이 하고 싶어 져서 글을 쓴다.

 

글을 쓰면 그리운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아마 내가 감상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발명과 특허를 많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삶도 시스템적으로 산다면 풍요로울 수는 있겠지만 감상적이고 역동적으로는 살기 힘들 수도 있다.

특히 그리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스스로 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감정을 숨기고 항상 침묵하며 메일을 많이 쓰고 전화를 많이 한다.

말 한마디에도 생각을 많이 하고 최대한 천천히 말을 한다.

그리고 손을 최대한 많이 움직이며 끊임없이 알아보고 일을 한다,

회사에서는 철저하게 가치만 추구한다. 그게 편하다. 회사에서 의미를 찾을 필요는 전혀 없다.

 

회사 밖에서는 표정도 풀고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때 그 장소, 그때 그 표정,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은 기억하고 있을까?